몇몇 벽화마을이 유명해지면서 전국 곳곳에 노후화된 마을이 색색이 옷을 입는 작업을 했다. 그중 하나인 인천 우각로 문화마을을 찾았다. 우각로는 소의 휘어진 뿔처럼 마을 모양이 휘어져있는 것에서 유래되었다는 설이 있으며 또 하나는 이곳에 우각정이 있었던 자리라는 의미에서 불린다는 설이 있다. 벽화마을 하면 워낙 전국적으로 우후죽순 생겨났기 때문에 점점 출사여행으로 메리트가 떨어지긴 하지만 우각로 문화마을이 그래도 나름 출사여행을 매력이 있는 이유는 반반이라는 것. 올드한 모습을 그대로 느낄 수 있는 곳과 벽화로 새 단장 곳 모두를 만나볼 수 있다는 것이다. 인천 출사여행으로 유명한 벽화마을이 몇 곳 있지만 대부분 사람에 치이기 때문에 한적한 인천 출사여행을 생각하는 사람에겐 되려 우각로 문화마을이 나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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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서 인천으로 떠난 인천 벽화마을 출사여행. 우각로 문화마을을 찾아가려면 지하철 1호선 도원역을 이용하면 된다. 역에서 언덕길을 조금 오르면 노후화된 집들 사이로 예쁜 색감의 집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한동안 벽화마을이라는 콘셉트가 여행 테마로 인기가 있었지만 슬슬 다른 여행 테마에 밀리는 것 같다. 우각로 문화마을도 한창 벽화마을이 붐을 탈 때 조성해 놓았지만 지금은 사람들의 기억에서 사라져가는 곳 중 하나가 된 듯. 그래서 골목 안이 조용하다 못해 싸늘한 기운마저 돈다. 마치 아무도 살지 않는 유령마을 같았는데 따뜻한 햇살에 세상구경 중인 우각로 동네 주민이 발소리에 반응한다. 이 백구 두 마리가 이 마을에 들어서서 만나는 첫 우각로 동네 주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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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하나 겨우 지나갈 수 있는 골목길. 이만큼의 자리를 빼고 모두 사람이 가득 찼던 시절이 있었다. 그땐 이 골목 안에 그려져 있는 오랜 동요들을 부르며 뛰놀던 아이들도 있었을 것이다. 이젠 벽화로만 그 노래를 들을 수 있을 뿐. 우각로 문화마을에 거주하는 분들 중 상당수가 70대 노인분들만 남았다고 한다. 그들의 어린시절일지 모를 벽화 속 이야기를 대물림할 아이들이 이곳에 더 이상 남아 있지 않다는 것이 다행인지 불행인지 알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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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샘추위가 기승을 부리는 날 찾아서 그럴까? 골목 안을 돌아다니는 동안 사람을 찾을 수 없었던 우각로 문화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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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는 우각로 문화마을에 젊은 예술가들이 모여 공방을 차리기도 했으나 지금은 대부분 철수한듯하다. 이유는 인천시와 마을주민간의 갈등으로 우각로 문화마을 검색하면서 알게 되었는데 단편적인 이야기로 전체적인 것을 판단하는 것은 무리가 있어 언급하기 그렇지만 어찌됐든 다시 공방들이 부활해서 슬럼화된 동네를 되살렸으면 좋겠다. 우각로 문화마을 관리소와 행복 도서관에서 마을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려고 했으나 문은 잠겨 있고 내부 공사 중인지 공사하는 소리만 요란해 그냥 돌아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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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샘추위에 쌀쌀한 기온이지만 햇볕이 선사하는 나른함에 눈 뜨기 힘든 고양이가 살고 있는 우각로 문화마을 출사여행. 마을여행은 누군가의 삶을 엿볼 수 있는 여행이다. 관광지가 아니라는 것. 사실 여행이라는 말을 언급하기도 조심스러운 곳이다. 조름을 참다못해 결국 영혼 이탈을 하게 될 고양이가 놀라지 않을 정도로 조심조심. 그런 조심스러운 맘으로 마을을 찾아보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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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화들이 없는 주택가를 내려오다 다시 만난 벽화들. 송림 진로 아파트 방향으로 나오면 동화 속 삽화 같은 벽화들이 보인다. 그림 상태로 보아 상단부에 있는 벽화들보다 나중에 그려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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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후화되어 더 이상 사람이 찾지 않는 곳일수록 관리가 되지 않는 건 어쩔 수 없는 일이다. 낡고 허름하고 흐트러져 있는 모습에 쉽게 '더럽다! 지저분하다!' 단정 지어 내뱉지 말았으면 한다. 맘속 떠오르는 단어는 어쩔 수 없겠다만 내뱉진 말았으면 한다. 한국보다 낙후된 나라를 여행하다 보면 그런 말을 서슴없이 하는 사람들을 종종 만나게 되는데 여행에서 그런 마침표는 찍지 말자. 그 환경을 이해하거나 들여다볼 수 있는 깊이 있는 안목이나 공감능력이 없다면 최소한 내가 나오 자란 환경이 얼마나 값진 곳이며 그런 것을 제공해준 사람들에게 감사하며 스스로를 돌아보는 느낌표를 찍었으면 좋겠다. '내가 얼마나 좋은 환경에서 살고 있었던가!' '내 부모가 얼마나 날 곱게 키워주셨던가!'를 내뱉는 성숙함을 여행에서 얻어 갔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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뚜벅뚜벅. 한 손에 카메라 들고 걷다 내 마음이 반응하는 그곳을 향해 찰칵. 내 마음이 하나둘 담기는 출사여행은 생각이 많은 날 떠나면 좋은 것 같다. 생각은 많지만 정리가 되지 않는 날. 그 생각이 끌어당기는 것들을 사진으로 담아보다 보면 아니 집으로 돌아와 담긴 사진들을 보면 얼기설기 엮어져 있던 생각들의 정체를 알게 된다. 호기심은 많지만 그 관심도가 지속적이지 않은 내가 아직까지도 취미생활로 사진과 여행을 즐기는 이유가 이런 장점 때문이기도 하다. 그런 의미로 삶이 묻어있는 곳으로의 출사여행이 멋진 풍광을 뽐내는 곳보다 더 좋은 것 같다. 나를 겸허하게 만드는 출사여행은 나를 성숙하게 만드는 것 같다.


출처: 하나투어



부담 없이 떠나는 인천 중구 섬 여행

인천 중구는 지리적으로 인천시의 서쪽, 바닷가에 면한 지역 일부와 사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여러 개의 섬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인천 중구로 떠난 1박 2일 여행 첫 날은 인천 중구 시내를 둘러봤다면 둘째 날에는 섬쪽으로 자리를 이동해 여행을 이어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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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행 첫 날. 올림포스 호텔에 아침 일찍 주차를 하고 걸어서 차이나타운으로 이동했습니다.

이번 인천 중구 여행 중에는 역사 깊은 올림포스 호텔에서 하룻밤을 묵었습니다. 인천역과 차이나타운에서 아이와 함께 느릿느릿 걸어도 10분이면 닿을 수 있는 위치에 있기 때문에 도보로 인천 중구 시내를 돌아보고자 하는 여행자에게는 최적의 위치에 있는 숙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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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림포스 호텔. 이곳은 역사적으로 의미 있는 장소이기도 합니다.

사실, 차이나타운 근처에는 올림포스 호텔 이외에도 숙소가 여럿 있지만 저희 가족이 이곳을 택한 이유는 따로 있습니다. 바로 현재의 이 호텔이 위치한 장소에서 1882년 5월 22일, 한미수호통상조약이 체결되었기 때문입니다. 근대의 향기가 스며 있는 인천 중구를 여행하는 김에 숙소도 역사 깊은 곳으로 택해보자는 생각이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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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림포스 호텔 로비의 모습. 정면 왼쪽으로 보이는 금색 엘리베이터는 인천 최초의 엘리베이터라고 합니다.

호텔 로비에 설치된 엘리베이터는 1963년에 설치된 것으로 인천 최초의 엘리베이터라고 하니 과연 호텔 곳곳에서 역사가 느껴집니다. 건물 자체는 한 눈에 봐도 50년 전에 지어진 티가 역력하지만 다행히 객실은 최근에 리모델링을 거쳤다고 하더니 깔끔한 상태였습니다. 물론 최근에 지어진 호텔에 비해서는 배수 등의 문제가 있기는 했지만 위치와 의미, 그리고 가격을 두루 고려했을때 만족도가 높은 호텔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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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호텔 지하에는 피트니스 센터와 사우나, 마사지숍이 있습니다. 피트니스 센터 입구에서 본 모습. 

호텔 지하층에는 피트니스 센터와 사우나, 마사지숍, 구두 닦는 가게가 위치해 있습니다. 사우나에서 몸 푸는 것을 좋아하는 남편은 전날 도보 여행으로 쌓인 피로를 풀기 위해 아침 일찍 사우나로 향했습니다. 지하층은 이용자가 그다지 많지 않아 조용하게 이용하기 좋아보였고 호텔 투숙객은 사우나 이용료를 50% 할인된 가격에 이용할 수도 있습니다. 

 

 

#올림포스 호텔 정보

- 주소: 인천 중구 제물량로 257

- 전화번호: 032-762-5181

- 웹사이트: www.olymposhotel.co.kr

- 체크인 14시, 체크아웃 12시

- 호텔 투숙객은 사우나를 50% 할인된 7,500원에 이용 가능

 

 

 

섬으로 가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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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천 대교를 건너 영종도로 이동합니다.

육지에서 섬으로 가는 일이 너무나도 쉬운 일이 되어버린 요즘입니다. 차이나타운에서 여행 둘째 날 아침을 맞이한 우리 가족은 근처를 여유롭게 한 번 더 둘러보며 오전 시간을 보낸 후 섬으로 이동하기로 했습니다. 인천 중구는 육지 뿐 아니라 영종도, 용유도, 무의도, 실미도, 팔미도와 같은 섬으로도 구성되어 있는데, 오늘 우리가 향하는 곳은 바로 인천국제공항에서도 가까운 용유도입니다. 차를 운전해 인천대교를 건너 영종도로 이동한 후 그곳에서 내리 달려 용유도에 이르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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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용유도의 한적한 바닷가에서

섬의 모양이 마치 물 위에서 노니는 용의 형상과 비슷하다하여 용유도라는 이름이 붙었다는 이곳. 과거에는 바로 옆의 영종도와 다리로 연결되어 있던 작은 섬이었지만 두 섬 사이의 간척지를 메워 만들어낸 부지에 인천국제공항이 들어서면서 용유도와 영종도는 하나의 섬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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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용유도의 한 해변에서 만난 예술가

다리를 건너거나 배를 타고 섬으로 들어가는 여행자의 낭만은 사라졌지만 아마도 섬 주민의 삶은 더 편리해졌을까요? 외지인의 발길이 닿기에도 더욱 편리해진 이 섬에는 을왕리 해수욕장과 왕산 해수욕장이 위치해 있어 여름이면 피서객들로 북적이는 곳입니다. 서해의 아름다운 낙조도 빼놓지 말아야 할 볼거리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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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용유도에는 탁 트인 전망이 멋진 카페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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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페 오라 전경

카페놀이를 즐기는 우리 부부는 오늘도 아이의 낮잠 시간에 맞춰 멋진 카페를 방문했습니다. 카페 오라caffe ORA라는 이름을 지닌 이곳은 건물 자체만으로도 참 멋진 공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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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페 외부의 데크로 나가면 용유도의 풍경이 눈 아래로 펼쳐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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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페 오라에서 바라보이는 용유도 바닷가 풍경

사실, 이곳에서 보이는 바닷가가 프랑스 니스나 이탈리아 나폴리 같은 곳의 풍경처럼 아름답지는 않습니다. 솔직히 말하자면, 평범한 한국 특유의 해수욕장 풍경이라고나할까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막힌 곳 없이 탁 트인 바다와 바닷가 마을의 모습이 소박하면서도 시원한 아름다움을 지니고 있는 것은 분명합니다. 우리가 이곳을 방문했던 날이 조금 더 맑은 날이었다면 얼마나 더 좋았을까,라는 생각을 잠시 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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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페 오라 내부 풍경

운좋게 창가 바로 옆 자리를 차지한 우리 가족은 그곳에서 한참을 앉아 여유로운 오후 시간을 보냈습니다. 주문한 음료도 마시고 책도 읽으면서 말이지요. 음료 가격은 비싼 편에 속하지만 그래도 재방문 의사가 충분한 멋진 카페라는 사실은 분명합니다. 

 

 

#카페오라 정보

- 주소: 인천 중구 용유서로380

- 전화번호: 032-752-0888

- 웹사이트: www.caffeora.com

- 운영시간: 평일 11:00-23:00, 주말 10:00-23:00, 명절 휴무

- 따뜻한 아메리카노 9,000원, 차가운 커피류는 12,000원대부터 시작/ 발레파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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